무심코 풍경을 보고 있으면 문득 눈앞의 것이 잘 모르는 무언가로 보이는 순간이 있다. 놀라서 자세히 보려고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볼 수 없고 본 것이 되어 있다. ‘무언가’는 도대체 무엇일까? 단순히 잘못 본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세상은 이게 정말 전부고 옳은 것인가? 깨닫지 못한 것만으로 순간 본 ‘무언가’가 있기 때문은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. 그것을 보았을 때 보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전체를 포착하는 듯한 때, 눈빛은 풍경을 넘어선 건너편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. ‘무언가’는 깨달음의 주위에 떠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. 그런 무언가가 무엇이 되기 전의 아른거리고 애매한 것을 색채로 인식하려고 하고 있다.